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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Nuri Yoon

와인바 오픈할 자리 찾으러 온 서울 50바퀴

아지트 같은 카페, 와인바, 혹은 음식점... '나'의 취향을 꼭 닮은 가게를 직접 운영하는 꿈, 한 번쯤은 꿔보셨나요? '와인바를 만들자!'라는 공통의 목표로 일곱 명의 예비 사장이 모였습니다. 안주 개발하고, 인테리어 콘셉트를 정하며 고군분투 한지 어언 4개월. 지역을 나눠 50개가 넘는 부동산 매물을 찾아다닌 끝에! 드디어 적당한 장소를 발견하는데요...?




와인 바 오픈을 도모하며 도원결의를 시작한 2020년 4월. 그때부터 가장 큰 이슈는 '어디에? 와인바를 오픈하나'였습니다. 처음엔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상가 임장을 다녔지만, 워낙 많은 부동산 매물을 보다 보니 낯짝도 두꺼워집니다. 제가 조사를 맡은 지역은 강남 - 삼성 사이였습니다. 부동산 중개사를 만나기 전, 통화해서 XX 한 조건의 매물을 구하고 있다고 이야기해두고 그때그때 괜찮은 매물이 나오는지 업데이트받습니다.

괜찮은게 나올때까지 질척거리는 중...

응? 신사역 근처 대로변에 조건 맞는 매물이 있다고?



중개사가 보내준 매장 사진, 오.. 괜찮아 보입니다.

괜찮은 매물이 있다는 연락을 받은 바로 다음 날. 8월 14일, 퇴근 후 부랴부랴 신사역으로 달려갑니다. 역에서 3분 거리, 가로수길 초입과 가깝고 대로변입니다. 일단 위치 좋고, 유동인구도 꽤 많습니다. 부동산 중개사와 함께 (예비 와인바에) 입성. 생각보다 넓고 깔끔하네요. 20대 사장님이 슬라임을 파는 가게입니다. (※ 혹시 슬라임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말랑말랑한 어른들의 장난감이랄까요?)

이게 바로 그 핫한 슬라임입니다.


가게를 둘러보고 나온 사장들. 머리를 맞대어 고민합니다. 다른 조건은 정말 마음에 드는데, 화장실이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건물 내 다른 업체들과 공용으로 쓸뿐더러, 화장실 상태는 정말이지... ^^ 여자 화장실에 소변기, 양변기, 좌변기가 다 있었거든요. (말이 됨?) 고급진 분위기를 즐기러 와인바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화장실이 이렇게 충격적이라면 와인바 이미지도 함께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당시 화장실 클라스...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도 이것보단 나았던 듯 합니다.


와인바 인테리어도 중요하지만, 화장실은 호텔 수준으로!


일곱 명 사장의 가장 강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로 셀카 맛집 '예쁜 화장실'이었기 때문에 고민은 더욱 깊어져만 갑니다. 다른 업체와 함께 공용으로 쓰는 화장실이니 인테리어 공사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요? (건물주 눈치... (☞☜)


매물을 보고 온 바로 다음 날 아침 일곱 명의 사장이 급하게 화상 회의로 모입니다. '언제까지고 마음에 쏙 드는 매물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의견과, '그래도 화장실은 포기 못한다. 이 시대에 좌변기가 웬 말이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섭니다. 그래서 내린 절충안, '최소한 좌변기를 양변기로 고치는 공사를 하게 해달라고 물어보고 안 된다면 포기하자.'


그렇게 큰 마음먹고 부동산 중개사에게 연락하려는 찰나, 갑자기 울리는 카톡.

으아니... 계약하려니까 갑자기 왜 다른 얘기를 하시는 거죠...?!


임대 인분께서 한동안 임대료 안 올리다가 이번에 건물 전체 임대료를 다 올렸다고 합니다. 저희 매장도 예외 없이 5% 정도 인상하셔야 된다고 합니다.


역시 조물주 위에 건물주... 안 그래도 화장실 공사 못할까 봐 계약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월세를 올린다니요...? 그때 갑자기 지금도 뿌듯한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역제안을 하면 어떨까?


월세를 그대로 유지해주시면, 저희가 기깔나게 화장실 인테리어 공사를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두근두근.... (조물주 위에) 건물주님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결과는 "오케이! 좋습니다"

아싸라비아! 이 역제안으로 저희는 원하는 대로 화장실 공사도 하고, 월세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날 바로 계약금을 쏘고, 세부 사항을 꼼꼼히 확인한 후 드디어 계약 날!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에 도장을 찍고 또 찍습니다. 4개월 간 발품 판 결실을 이제야 품에 안습니다. (갬덩...)

잠시 공개합니다. 화장실 비포 앤 에프터 (신동엽의 러브하우스가 생각나는 순간...)



도장은 찍었지만. 사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그릇 도매상가, 조명 상가 탐방, 가구 업체와의 미팅, 도배는 어떻게 할지, 간판은 어떻게 달아야 하죠? 식당용 식기세척기랑 냉장고는 또 어디서 사야 할지... 초보 사장들에겐 모든 일이 처음입니다. 이때까진 누구도 알지 못했답니다... 20평 남짓 조그마한 와인바를 오픈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요. 다음 화에서는 그 내막을 살짝 공개합니다. (멍청 비용은 어쩔 수 없고, 확실히 발품 파는 만큼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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