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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Nuri Yoon

술집 차리는데 얼마 들까? (a.k.a 찐 경험담)

'와... 저런 식당 하나 차리는데 얼마나 들까? 이렇게 장사가 잘 되면 얼마나 남을까?'

한 번쯤 이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눈에 보이는 부분 외에도, 야금야금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인터넷 전화, 포스기 설치, 인테리어 공사 후 폐기물 처리비용까지. 창업 경험 제로였던 직장인이 알려주는 와인바 창업 비용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거의 반년간 와인바 부동산 매물을 찾아 방황한 끝에 드디어 신사역 근처 한 공간을 계약합니다. 원래부터 술집은 아니었고, 장난감을 팔던 가게입니다. 주방부터 만들어야겠네요. 와인 냉장고, 음식을 돋보여줄 접시, 스피커, 테이블 인테리어 소품... 돈 들어갈 데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얼마 들었냐고? 차근차근 하나씩... 얘기하면 감질날 테니, 본론부터 말하면 보증금 빼고 4천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와인바 규모는 25평) 그럼 정말 하나씩 차근차근 훑어볼까요.



와인 한 잔 하고 가시게요?



행정비용 : 약 500만 원 (뭐 했다고 이렇게나?!!)


부동산 중개 수수료 (200만 원) 쉬운 말로 복비(?)라고 하죠. 부동산 계약을 도와준 공인중개사에게 지불하는 비용입니다. 상가임대차는 환산보증금을 계산하여 상한 요율인 0.9%를 곱하면 됩니다. ☞ 뭔 소리냐? (예)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200만 원짜리 상가라면, 환산 보증금은 3000만 원 + 200만 원 X 100 = 2억 3천만 원이 됩니다. 여기에 상가임대차 상한 요율 0.9%를 곱하면 207만 원. 이게 부동산 중개 수수료입니다.

법인 설립 비용 (140만 원) : 이건 필수는 아닙니다만, 저희는 7명의 사장이 함께 창업하여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법인 설립 비용은 자본금 규모나 설립 지역에 따라서 상이합니다. 인터넷에서 빠르게 견적을 조회할 수 있어요.

(견적 내본 화면) 법인 하나 내는 것도 돈입니다...

가상 오피스 임대료 (80만 원) : 갑자기 오피스 임대료?라서 당황할 수도 있을 텐데요. 법인 및 사업자를 내려면 주소가 필요합니다. 저희가 정식으로 상가를 임차하는 시점은 10월이었는데요. 임차 시점보다 몇 달 전에 법인을 설립 때 등록할 주소지를 마련하기 위해 1년 치 가상 오피스를 임대했습니다. (말 그대로 주소만 빌려주는 서비스입니다.) 그럼 이걸 왜 했냐? 면 인테리어 공사를 하거나 집기류를 살 때 '법인'으로 비용처리를 하기 위함이죠.

법인등기 변경 비용 (50만 원) : 가상 오피스로 등록했던 주소를 진짜 와인바 주소로 변경할 때 '법인등기 변경'을 해야 하는데, 이것도 돈입니다... (아깝)



인테리어 비용 : 약 2000만 원


인테리어 시공비 (1300만 원) : 이야말로 지식과 발품 정도에 따라 천차만별로 조율 가능합니다. 인테리어 업체나 디자이너도 '바', '식당'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이 계신데요, 별로 아는 게 없다는 것이 뽀록나면 그때부터 또 돈입니다. 자재, 평수 등에 따라 당연히 다르겠지만 평당 200만 원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호텔 로비급은 평당 300-400만 원 수준)

제일 처음 받았던 인테리어 견적서 일부

[인테리어 관련 컨택 시 유의사항]

1. 견적 먼저 받지 말 것 : 보통 저가로 제안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거 해야 해 저거 해야 해 이러면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2. 컨셉 결정 후, (1) 컨셉디자인 사진 몇 가지 + (2) 공간 조닝(배치) - 주방 위치/구성, 테이블 위치(에 따라 조명과 콘센트 세팅 위치 다 달라짐)를 가지고 인테리어 업체 미팅 후 디자인 시안 먼저 받으면 좋습니다.

3. 디자인 시안이 맘에 들면 그때 견적 의뢰를 하고, 견적가를 보고 더 추가하거나 제외할 것들을 구성해서 디테일을 논의합니다.


앙증맞은 도면

저희는 예전부터 인테리어 컨셉 준비하고, 직접 도면을 그리고 디자이너 등 지인을 총동원하여 거의 평당 60만 원으로 인테리어 완료했습니다. (인테리어 자료 조사만 몇 개월...)

인테리어 살짝 공개합니다


화장실 인테리어/공사비 (200만 원) : 여자 화장실에 소변기, 좌변기, 양변기가 다 있는 기묘한 상황이었습니다. 공사가 "정말" 시급합니다. 좌변기를 양변기로 바꾸고 소변기를 떼고 타일 바꾸고 예쁜 거울과 조명을 달았습니다. 우리 집 화장실도 공사하고 싶다...

화장실 비포 앤 에프터


가구 및 소품 (350만 원) : 10인용의 기다란 테이블은 주문 제작, 다른 테이블과 의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이외에 스피커, 조명 외 데코 용품도 포함입니다.

간판 (150만 원) : 입간판과 벽에 설치하는 간판을 각각 10만 원, 140만 원 비용으로 제작했습니다.

이 간판이 좀 비쌌습니다


주방 및 식자재 (920만 원)


주방 가전 (380만 원) : 주방이 없었기 때문에 가벽 세우고, 환기 장치 설치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업소용 냉장고, 싱크대, 식기세척기 등... 한 번도 사보지 않았던 가전제품도 구매합니다. 업소용 가전제품은 중고로 사면 싸다고 합니다만, 성향 따라 선택하시길. (참고로 중고 구매한 유일한 제품이 식기세척기였는데 계속 물이 새고 있습니다... 꾸엉) ※ 와인셀러는 지인의 업장이 폐업을 하면서 내놓은 물건을 매우 저렴히 80만 원에 데리고 올 수 있었습니다.

사야할 주방 가전이 많습니다...

갖은 식기 (240만 원) : 남대문 그릇 도매 상가에서 발품을 팔아 공수해왔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예쁜 그릇을 고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입제품을 선택하게 되어 단가가 그리 저렴하진 않았습니다.

남대문에서 공수해온 식기들, 담으면 저런 비쥬얼이 연출됩니당.

식재료 및 초기 와인 재고 (300만 원) : 20종이 조금 넘는 와인을 총 100병 정도 구매했습니다. 갖은양념과 식재료도 구매 완료.



기타 (700만 원)


잡다한 것들 (200만 원) : 포스기/CCTV 구매 및 설치, 빔프로젝터 설치, 그리고 입주청소까지..

권리금 (500만 원) : 설명이 필요 업쥬...? 보통 권리금은 같은 업종으로 가게를 넘길 때 청구하는데요, 이전 임차인이 에어컨 공사할 때 비용이 많이 들었다 하여 이 명목으로 권리금을 드렸습니다.



이래저래 조금씩 쌓다 보니 4천만 원이라는 창업 비용이 들었습니다. 법인 설립 비용과 권리금을 제외한다면 대에략 3천만 원 초반에 와인바 세팅이 가능하겠네요. (보증금은 별도) 생각보다 비싼가요 저렴한가요? 사실 일곱 명 예비 사장들이 몇 개월간 매주 토요일 아침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한 시간과 발품 뛴 가치는 여기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


인테리어 착공 후 약 3주. 드디어 와인바 태가 나는 공간이 완성됩니다. 이제 드디어 손님을 받을 수 있군요! 정식 오픈 전 어쩌다 보니 와인 클래스부터 열게 되는데...? '와인으로 가산 탕진한 탈덕의 와인 클래스' (네 접니다) 썰 다음화에 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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